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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권

방배동 김씨 사망사건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요구 기자회견 발언전문

By 2020년 12월 18일10월 12th, 2022No Comments

 

<기자회견 YouTube 영상>

방배동 김씨 사망사건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요구 기자회견

노동도시연대 유검우 대표 발언전문


말씀에 앞서, 타인에게 밝히기도 어려운 생활고를 안고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말못할 고통속에 돌아가셨을 고인의 명복을 죄스러운 마음으로 빕니다.

노동도시연대 대표 유검우입니다. 저희 노동도시연대는 서울 서초강남지역을 기반으로 노동권과 도시권 활동을 하고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초라 하면 대표적인 부촌이라 여겨지는데도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데에 의문을 가지시리라 생각됩니다. 바로 거기에 이번 사태의 본질이 숨어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서초구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일반수급자 수는 4,030명, 서초구 인구대비 0.93%로 서울시 전체 비율 3.15%에 비하면 빈곤계층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숫자가 적다고 하여 없는 것이 아닙니다. 빈곤은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멸시와 지탄의 대상이 되어 사회에서 소외됩니다.

멀리 갈 필요없이 제가 십년전에는 서초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고, 그 지긋지긋한 부양의무 기준으로 매해 고통받던 사람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병수발을 끝내고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빈곤의 끝이 누군가의 죽음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은 2020년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도와 정책의 차원에서 빈곤을 막는 것 또한 시급한 일입니다만, 중앙 행정이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고 해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서초구의 기초생활보장 일반수급자는 4천명입니다. 각 동의 주민센터나 공립복지센터에 조금만 더 예산과 인력을 배분해도 충분히 전수조사와 현황파악을 할 수 있는 인원입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가구라는 족쇄에 기반해 설계해놨으면 그 족쇄라도 활용해 보십시오. 당장 사람 죽는건 막아야하지 않습니까.

더구나 고인이 거주하다 사망하신 지역은 10년 가까이 재건축 계획이 진행되어오던 곳입니다. 재건축 예정지역일수록 당장의 주거문제가 절박한 빈곤층이 언제 철거될지도 모르는채 막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몸뉘일 곳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 나라의 지자체는 재건축 정보를 온갖 도표와 기초조사로 멋들어지게 만들어냅니다. 서초구엔 심지어 구에서 제공하는 ‘재건축 정보포털’ 사이트마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이익을 위해선 이렇도록 면밀하게 대응하면서, 정작 바로 곁의 빈곤과 생명에는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서초구의 반응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SNS를 통해 ‘장성한 아들에게 장애가 있고, 부모님이 밝히기를 원치 않는 2인가구도 돌봄 대상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한게 전부입니다. 밝히기를 원든 원치않든 애초에 빈곤과 어려움이 개인적인 죄과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으로서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매번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그마저도 근본적으로 고치지도 못하고 보여주기식 땜질에 그치고 마는 행태를 멈추고 국가와 지자체가 전면적으로 나서길 촉구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러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힘든 빈곤층은 비명소리 한 번 내지르지도 못하고 우리 옆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죽음을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합니다. 국가는 정책과 제도로, 지자체는 행정력으로, 그리고 우리 개개인은 관심과 연대로 이 죽음의 행렬을 막아내야 합니다. 더 이상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언 마치겠습니다.


[기자회견정보] 

부양의무자기준조차 폐지하지 못하는 국가에서 또 다시 사람이 죽었다.
방배동 김씨의 명복을 빌며, 부양의무자기준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

▉일시 : 2020년 12월 18일 오전9시 30분
▉장소 : 청와대 분수대 앞
▉주최 :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전국장애인부모연대/한국한부모연합

사회 – 빈곤사회연대
발언 – 동자동사랑방 활동가 박승민
발언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 김종옥
발언 – 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 오진방
발언 –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 양영실
발언 – 노동도시연대 대표 유검우
발언 – 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대표 이형숙
기자회견문낭독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경희

기자회견문 전문 및 공개질의서(문재인 대통령,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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