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면 ‘눈뜨면 직장에 출근하고 동네에선 잠만 자는’ 생활을 하는 분들이 참 많죠. 그래서 언뜻 보면 일터와 ‘내가 사는 동네’는 명확히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동네 곳곳에서 서로의 일상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을 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백만 노동자의 도시’ 강남·서초 지역 고용실태 통계를 살피면 다양한 민간·공공서비스나 유통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비중이 상당수인데요. 대부분이 지역 안의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고, 거주민과 접점이 많은 분들이죠. 이번 호에는 좋은 삶터, 평등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지역주민과 노동자의 만남을 고민하는 김대성 회원 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모임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함께하는 학부모 모임, 지역의 시니어클럽·노인단체 등 선배시민, 지역의 식당·가게·미용실·카페 등 자영업자(업종모임) 또는 소상공인 등, 시민‧환경‧인권‧언론‧노동‧생태‧통일 등의 단체들이 있습니다.
지역에 살고 있는 노동자와, 일터가 지역인 노동자가 있습니다. 지역에서 지역주민과 밀접하게 연관된 돌봄노동자, 청소노동자, 배달노동자, 대리운전기사, 경비노동자, 중소영세사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반면 지역과는 관련이 없는 조직노동자, 노동조합이 특히 강남·서초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인원이나 활동내용에 걸맞지 않게, 간부 몇 명이 많은 보조금을 독식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발언권을 가진 단체들이 있습니다. 000부녀회, 00노인회, 중소기업이나 관변단체 중에는 지역에서 주민들을 위해 하는 역할에 비해 지자체 지원금 등이 과도하게 몰리거나 독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에 각종 단체나 모임에 골고루 활동역량에 맞게끔 지자체에서 지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주민단체들과 지역노동자는 예산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역주민과 지역노동자에게 피해로 돌아갑니다.
지역과 관련이 있는 일을 하는 노동자, 지역에 있지만 지역과 관련 없는 조직노동자(노동조합으로 조직된)들이 교류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단체와 주민단체들이 교류를 시작하고 힘을 합친다면 평등하고 모두가 살기 좋은 일터와 삶터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 삼성동에 거주하며 오랫동안 강남구의 직장에 근무하셨던 김대성 회원은 20여년 이상 강남‧서초 지역에서 노동·시민·진보정당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노후희망유니온, 권리찾기유니온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