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강남구청의 억지를 뒤집은 행정소송 판결을 환영한다
– ‘수서역 태양광발전 신고 반려’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취소 판결에 부쳐
– 에너지소비 1위 강남구, 이대로 가면 2040년대 아열대기후
– ‘기후위기 비상선언’ 동참한 강남구청, 에너지 전환 적극 동참해야
어제(1/21) 서울행정법원은 수서역공영주차장 태양광발전소 공작물축조신고를 법적 근거 없이 반려한 강남구청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선고하였다. 노동도시연대는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이제라도 강남구청이 시민들의 태양광발전소 설치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기후위기를 불러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근절하고 안전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꿈꾸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 설립된 강남햇빛발전협동조합 등은 태양광발전을 위해 서울시 공모사업을 신청, 사업선정 후 2019년 4월부터 수서역 공영주차장에 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납부하였다. 그해 6월 적법한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으나, 그때부터 강남구청은 법적 근거 없이 신고를 받지 않은 채 처음엔 ‘수서역세권 개발계획 때문에’, 이후엔 ‘지역주민들이 안전문제를 이유로 반대한다’며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막아왔다.
이에 협동조합들은 2020년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강남구는 묵묵부답이었고, 오히려 7월 이를 규탄하는 구청 앞 기자회견을 개최한 조합연합회와 시민사회단체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비판단체 입에 재갈 물리나’라는 제목으로 보도됐으며, 최근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일단락되었다. 한편 강남구청은 작년 9월 태양광발전 축조 신고를 최종적으로 반려했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이 조치는 무효가 되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강남구는 2018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력사용량 1위를 차지하며, 신재생에너지 소비 또한 2016년 3만TOE로 1위였다. 에너지소비량이 1등인 지역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에너지생산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은 주민의 생존과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2015년 수도권기상청 연구에 의하면 강남구가 현재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불과 20여년 뒤인 2040년대에 이르러 아열대기후에 속하게 되고 폭염일수는 5.7배 증가할 전망이다. 적어도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을 상대로 에너지 전환을 위한 흐름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다.
마침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작년 6월 ‘대한민국 기초지자체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동참했다. 그 이후 수개월도 되지 않아 태양광발전 축조 신고를 반려하는 앞뒤 다른 강남구의 에너지 행정은 시민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강남구청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수서역공영주차장 태양광발전소 설치 신고를 즉각 접수해야 한다. 또 이제라도 기후위기 극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