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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2021.10.14 보도

HCN(구 현대HCN)에서 비정규직 노동탄압 문제가 지속되자 인수사 KT 스카이라이프 부사장을 겸직 중인 홍기섭 HCN 대표에게 책임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4일 HCN비정규직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서울 서초구 HCN 서초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CN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탄압에 대해 인수사 KT 스카이라이프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기섭 HCN 대표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1년 가까이 HCN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가 폭로됐지만 원청 HCN과 인수사 KT 스카이라이프는 그간 인수 절차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서로 책임을 떠넘겨 왔다. 지난 8월 KT 스카이라이프가 HCN 인수를 매듭짓고 신임 대표로 홍기섭 KT 스카이라이프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KT 스카이라이프를 향한 책임 요구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호정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홍기섭 신임 HCN 대표가 인수회사 KT 스카이라이프 부사장이라는 것에서 지금까지 핑퐁 게임하듯 책임을 서로 넘긴 것이 문제로 분명히 드러났다”며 “홍기섭 대표가 나와서 정부가 요청한 이행계획서에 대해 불법하도급과 산업 문제 등을 분명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KT 스카이라이프는 앞서 HCN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에 인수 관련 경영계획서를 제출하며 상생과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 특히 해당 인수 건은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 방통위, 공정위 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이후 첫 번째 사례로 공익성, 공공성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노조 측은 KT 스카이라이프가 홍기섭 대표 선임으로 본격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기로 했음에도 HCN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T 스카이라이프에게 문제를 해결 해달라고 농성을 하고 고용승계 확보를 위한 공문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계속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남 희망연대노조 HCN비정규직지부장은 “KT 스카이라이프는 벌써부터 가입자 뺏기에 혈안이고 각 HCN 서비스센터에는 KT 장비까지 입고돼 있는 현실”이라며 “KT 스카이라이프는 지금도 사업 확장이 우선이고 그사이 노동탄압과 압박, 임금 삭감 등 불법과 부당 대우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T 스카이라이프에 HCN 하청업체 불법운영과 노조탄압 실태를 점검하고 시정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인수에 따른 고용보장 ▲개인도급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외주업체 교섭 타결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등이다.

그간 HCN에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하청업체의 노동탄압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져 왔다. 노조에 따르면 HCN대구강남서비스센터 위탁 운영사 ‘범우’는 개인사업자 등록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한 직원에게 일감을 제대로 할당하지 않고 있다. 이 하청업체는 지난 2017년에도 개인도급 불법 사용과 조합원 일감 뺏기 시도 등으로 정부로부터 행정조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지난 6월엔 경북, 포항 지역에서 진행한 노조 파업 행사 이후 관련된 18명 HCN 직원이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바 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포항남구서비스센터 ‘경북정보통신’은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4개월에서 11개월 단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설치, 수리, 망 관리, 유지보수 등 직원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 계약 갱신이 가능했다.

유검우 노동도시연대 대표는 “HCN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단계 하도급, 최저임금 등 몰상식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 걸 고객들이 알면 누가 서비스를 쓰겠냐”며 “통신 방송 서비스 종사자들에 대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소비자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방송은 공공적이며 사회필수적 분야이고 국민들 모두가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종사자들은 적어도 준공무원 처우를 받아야 한다”며 “방송 사업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간접고용의 간접고용, 위탁의 위탁의 상태로 민간 사업자보다 처우가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장은 “KT 본사도 이미 이 사안을 다 파악하고 있는데 KT 스카이라이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KT에도 HCN 문제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며 “KT는 우리나라 10대 대기업 그룹인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 보장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8월 공정위와 과기정통부 승인으로 최종 HCN을 자회사로 인수한 이후 본격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KT 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30일 HCN 대표직에 홍기섭 KT 스카이라이프 부사장, HCN 최고재우책임자(CFO) 자리에 양춘식 KT 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본부장을 겸직으로 앉혔다.

이외에도 KT 스카이라이프는 HCN 이사회 50%를 KT 인사들로 꾸려 KT 개입과 경영권 강탈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HCN 신임 감사는 조이준 KT 재원기획담당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과 최찬기 KT 영업본부장으로 이들은 KT 핵심 인사들로 알려져 있다.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정부에 약속한 상생안 이행 관련 질문에 “KT 스카이라이프는 정부의 승인조건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링크 : https://www.topdaily.kr/articles/8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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