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4일은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입니다. 노동도시연대는 집걱정없는세상연대 회원단체이자 10.17 빈곤철폐의날 조직위원회 참가단체로써 10월 4일 오후 2시, 청계광장-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공동행동 <주거불평등 서울을 바꾸자>에 참여하는데요. 이날 요구사항 중 하나가 ‘장기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 공공택지 100% 공공주택’입니다. 잠시 관련된 강남구 이야기를 꺼내볼까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을 예정했으나 공공임대주택 건립으로 변경되어 주목을 받았던 삼성1동 서울의료원 부지. 작년 국토부의 ‘8.4 부동산 공급대책’, 그리고 추가 조성계획을 통해 규모를 당초보다 늘리겠다고 발표됐었는데요. 지난 9월 1일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입장대로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남구와 강남구의회는 여야 할 것 없이 이미 수년전부터 반대 서명운동 등을 펼치며 ‘산업경쟁력을 위해 이곳에 비거주용 건물만 짓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왔는데요.
서울의료원 부지 공공임대주택을 반대해온 강남구에 2가지를 묻고 싶습니다. 첫째, 올해 강남구의 다세대•원룸 월세 평균액은 사상 최초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인 70만원을 돌파했으며 아파트 월세보증금 평균액도 3억 8천만원으로 최고액을 경신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강남구 주민의 자가점유율, 보유율은 40%가 채 안됩니다. 삼성1동에 공공임대주택이 세워진다면 강남구에 거주하거나 직장에서 일하는 무주택 주민•노동자에게 유리한 청약순위가 돌아갈텐데요. 강남구는 최고 수준 임대료에 허덕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봅니다.
둘째, 마이스(MICE) 단지 등 개발계획과 산업경쟁력을 이유로 공공임대주택 도입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정작 ‘국제교류복합단지’의 실제 모습이 어떠할지, 이것이 강남구 주민•노동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예측해보건데 고용 창출과 관련해 『동남권 노동자 생활 및 노동실태연구』(2020, 동남권서울시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우리 지역 MICE 산업•국제업무 분야 전문직 종사자 수요는 소수이고, 사실상 중소규모 비정규직 고용이 높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또 이미 주변에 GBC 등 대규모 컨벤션과 비즈니스단지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부지에 주택이 지어진 후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이 아닐까 하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규모 인원이 오고 가는 마이스•관광 산업은 최근 세계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고 그 여파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수요예측에 실패해 미분양으로 몸살을 겪었던 송파구 가든파이브의 사례가 재현될 위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