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중요하고, 잘 안되는건 ‘소통’이야!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2017년 서초구에서 시작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강남구에서 ‘너머물보라’라는 모임에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남성 활동가 2명 포함해서 6명의 활동가가 함께하였다(양성의 구도를 넘어 다양한 계층과 연령과 젠더가 함께 삶의 문제를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과업이 젠더거버넌스는 특히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서울시 전체에서 처음이 아닌가 싶다.
4월 한달동안 4회에 걸쳐 홍보 관련 교육을 받고, 7월 강남구청에서 행정과 활동가가 함께 논의하는 사전간담회를 거쳐, 13번의 활동가 회의와 2회의 멘토링 실시, 10월 사후간담회와 서울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지역공유회까지 진행되었고, 11월에는 젠더거버넌스 한마당과 지역별 활동가 간담회 및 평가모임과 내년활동을 고민하는 모임이 있을 예정이다.
2021년에는 대상과제가 2가지였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공통적으로 진행하는 <자치구 홍보물 분석>과 <2021년 우리동네 키움센터 운영계획>이 그것이다.
강남구 홍보물에서는 ‘출산’이 아닌 ‘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변화하는 주민들의 인식에 맞춰 행정용어 또한 변화하고 있다는 실례를 보여주었지만, 2020년 9월 양성평등주간이 포함된 달조차도 젠더의식이나 성평등 이슈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문제가 되지않도록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홍보물 제작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다양한 주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구조만들기, 성인지감수성 교육 담보, 출처 명시, 주민의 다양성 담보 등 개선을 제안하는 의견이 있었다.
강남구 내 우리동네 키움센터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11개 중 2개 센터만 현장방문이 가능했는데, 강남구에서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로 일상적 교육(성인지감수성, 성폭력, 인권, 다양성 등), 종사자 성폭력범죄조회 구청에서 일괄 통보, 급식의 질과 안정성 담보가 있었고, 강남구에서 센터에 요청할 것으로 아동자치회 운영권장, 양육자 호칭을 ‘선생님’으로 통일 권장, 운영위원회에 당사자(양육자) 필수 참여, 당사자(아동, 양육자) 만족도 실시, 의견반영 구조화, 화장실 비상벨 설치가 있었다.
몇 년의 활동을 통해서도 그랬지만 올 한해 코로나19와 함께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여전히 어려우나 필요한 건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젠더’도 쉽지 않은데 ‘거버넌스’(협치)는 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이 두 가지를 합해서 구에서 진행하는 정책과 사업에 제안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수많은 전화, 메일, 대화의 과정을 거쳐서 일어나며 지금까지의 형태로 구조화되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쳤다.
매년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활동가들끼리, 서울시 사무국과 활동가 사이, 활동가와 젠더거버넌스 사업 주무관 사이, 각 사업의 담당자와 젠더거버넌스 담당주무관 사이, 활동가와 각 사업 담당주무관 사이 매년 거의 새롭게 세팅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모래성 쌓듯이 정성들여 쌓고 매년 다시 터다지고 쌓고 허물기를 반복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업 담당자의 이행점검 보고서에 ‘반영’, ‘반영예정’이 뜨는 순간, 그 많은 고생이 한 번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아주 느리지만 변화가 있다. 올해는 여성정책과 팀장님이 활동가들에게 요청하시는 일까지 벌어졌다.
2022년은 오리무중이다. 10여년을 진행해왔던 젠더거버넌스 사업이 2021년 서울시 여성정책과 본예산 사업으로 진행되었었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젠더거버넌스 사업 예산이 전면 삭감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렇게 켜켜이 소통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온 협치의 과정을 무시하고 없었던 것처럼 된다니 망연자실하지만, 다시 시작이다. 처음부터 새롭게 고민하고 논의하여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확인하고 살펴야 할 것이 많아졌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시! 시작이다!!!”
* “젠더를 기반으로 하는 구조적 불평등에 관심많고 여성주의 모임에서 기운 받으며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활동가 강근정입니다”
강근정 회원님은 여성주의 모임 ‘너머물보라’ 대표활동가로 2018~2021 강남구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강남구 주민참여예산 위원장으로 활동하였고 주민자치, 자치구 정책과 예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