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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7일, 강남대로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진 <907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했습니다.

무려 3만 여명이 ‘기후 부정의’의 중심, 소비와 탄소배출의 1번지 강남에 모여, ‘기후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보다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예년보다 더욱 크게 울려 퍼지게 했던 자리였는데요.

행진을 하며 세계적 규모로 탄소를 뿜어내고 있는 굴지의 대기업 빌딩들과 재개발·재건축 건설 현장을 보고, 오직 자동차 통행만을 위해 넓고 곧게 뻗어있는 강남대로·테헤란로를 걸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대회에서 정록 907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것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세계입니다”라고 표현했는데요. 노동도시연대도 수년간 지역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여러 네트워크 모임 및 행사에 참가하고 활동했지만, 사실 이것이 ‘기후 부정의’의 오명을 가릴 수 없는 ‘100만 노동자의 도시, 강남’의 현실입니다.

907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하며 우리는 이 도시, 강남·서초를 어떻게 바꾸고 싶은 것인지를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강남‧서초 지역에 큰 피해를 줬을 뿐 아니라 ‘반지하 참사’ 희생자가 발생한 2022년 8.8 수도권집중호우 당시 노동도시연대 사무실도 침수 피해를 겪었는데요. 당시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 대심도 빗물터널을 지어 해결하겠다”며 설계용역을 주고 예산을 투여했습니다만, 다수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은 대규모 토목공사는 오히려 기후위기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그보다는 ‘비구조적 해법’과 제2의 반지하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주거권 보장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정부‧서울시의 호언장담과 다르게 ‘강남 대심도 빗물터널’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여러 사정으로 관련 예산과 비용만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 각지의 침수위험지구 지정과 반지하 침수방지시설 설치는 부동산 가격을 걱정하는 건물 소유주들의 우려로 목표치에 미달된다는 소식만 들려옵니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제시했던 반지하 대책도 제대로 실현된 바 없습니다.

노동도시연대는 이날 ‘구호 이끄미팀’으로 함께 했는데요. 이렇게 외쳤습니다.

“빗물터널 지어봤자, 건설자본만 배불린다!”

“기후파괴 터널그만, 반지하 대책 실시하라!”

“건설자본 퍼주는 돈, 반지하 예산으로 바꿔내라!”

“토건개발 낭비말고, 사람 먼저 살려내라!”

“물길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자!”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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