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초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변경 고시’를 하고 오는 28일부터 일요일 전면 영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말부터 보도자료를 통해 이것이 중소유통‧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길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유통업계와 여러 언론은 이것이 ‘수도권 첫 사례’가 될 거라며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2012년부터 정착되어 온 제도로 2000년대 마구잡이식 확장과 무제한 영업으로 중소상인 생존권을 침해한다고 지적받아온 대기업 유통업을 규제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제대로 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는 마트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되었는데요.
이날 서초구청 앞에선 마트산업노동조합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정하려면 법에 따라 ‘이해당사자 합의 과정’을 반영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으며, 행정예고 기간에 이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면담 요청을 했으나 서초구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고시를 강행한 것을 질타했습니다. 또한 서초구가 ‘상생협약’을 했다는 중소유통업 관련 단체들의 대표성과 내부 절차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마트노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변경 추진’ 서초구 등 규탄」(참여와혁신, 2024년 1월 17일자)
「서초 등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노동자들 “평일 변경 거부”」(데일리임팩트, 2024년 1월 17일자)
어제(18일)는 노동조합, 시민사회, 학계가 모여 의무휴업일 평일변경이 일하는 사람과 골목상권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본 연구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는데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변경 이후 대구시 상권분석 보고서의 오류 및 청주시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24년 1월 18일)
「마트노동자 주말 뺏고 지역상권 무너뜨리는 의무휴업일 평일변경, 유통노동자 강력 규탄」(노동과세계, 2024년 1월 19일자)
이 기자회견에는 반포3동 킴스클럽 강남점에서 근무하는 마트노동자도 참석해 최근 상황으로 인해 주말 휴식권이 사라진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충북 청주시의 의무휴업일 평일변경 전후로 실시된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마트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악화 우려를 이야기했고, 유병국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대구시의 의무휴업일 변경 이후 주변 상권의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은 의무휴업제도의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 조사결과를 언급했고요.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과 삶 실태조사 결과보고서(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변경 이후 대구시 상권분석 보고서의 오류 및 청주시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 첨부자료
1등을 해야 될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바꿨다고 자랑하는 지금의 서초구가 부끄럽습니다. 일하는 누구든 일요일에는 제발 쉴 수 있기를, 마트노동자들의 투쟁에 언제든 노동도시연대도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