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도시연대는 ‘강남구 경로당 투명한 운영을 바라는 시민모임’과 함께 지난 21일부터 점심시간에 강남구청 본관 앞에서 세곡동 모 아파트경로당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이자 만 65세 이상 어르신인 A씨는 1년 전부터 경로당 먹거리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어르신들과 교류하고 경로당 회원이 되었는데요. 올해 초 코로나19가 차츰 잦아들면서 구청의 점심제공 및 중식지원도우미 사업이 재개된 이후, 경로당 임원들의 지자체 보조금 운영 행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경로당은 노인복지법상 ‘노인여가복지시설’로 대부분 시·구 보조금을 통해 운영되고 만 65세 이상 어르신 누구에게나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데요. 지자체가 지도·감독하도록 되어있으나「대한노인회 지원법」에 의해 사실상 (사)대한노인회 각 지회에서 운영을 맡고, 「대한노인회 정관 제22편 경로당 운영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또한 지자체 경로당 운영·지원조례를 근거로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요. 강남구의 경우 경로당은 전체 170여개, 올해는 30억 가까운 운영예산이 들어갑니다.
A씨는 평소 경로당 임원들이 운영규정을 어기고 보조금 집행과 정산내역, 회원명부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며 노인일자리 사업 부정수급을 받거나 가전제품 등 경로당 비품을 횡령해 판매하는 것을 목격해 왔고, 지난 6월 강남구청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사실을 확인한 구청은 여러가지 시정조치를 했는데요.
하지만 이때부터 A씨에게 상식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합니다. ‘경로당 운영규정’에 따르면 ‘각종 부조리나 부도덕한 행위, 특히 금전문제’가 발생하면 경로당 운영책임이 있는 대한노인회 해당 지회는 문제 임원에 대한 직권조사를 하고, 상벌위를 열게 되어 있지만 그런 절차는 없었습니다. 이 임원들은 여전히 경로당 운영에 관여하고 있고, 오히려 공익신고자인 A씨를 탓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망신을 줬습니다. 급기야 경로당 내 폭행 시비가 붉어져 A씨는 경찰조사까지 받게 되었는데요.
지난 8월초에는 절차상 경로당 임시총회를 통해 A씨의 퇴출이 결정됐고, 억울한 A씨가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에 수차례 탄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황당하게도, 문제를 일으킨 경로당 임원들에게 침묵하던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는 몇주 전 공익신고자인 A씨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조직문란’ 등의 이유로 제명 조치했는데요.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경로국은 노동도시연대가 이러한 내용을 질의하자 “(문제 임원에 대해) 어떻게 규정대로 모든 것을 처리하냐”는 식의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는 비록 민간단체이지만, 법률과 조례에 의해 2023년도엔 최소 1억에서 수억 이상의 운영비를 시민의 혈세로 보조받는 곳입니다. 또한 노동도시연대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경로당 운영과 대한노인회 지회를 관리·감독해야 할 강남구청 어르신복지과는 A씨에 대한 강남구지회의 상벌위 개최를 사전에 알고 있었습니다. 담당 주무관은 “A씨도 경로당 내에서 다른 회원과 갈등을 빚는 등 문제가 있어 (상벌위 개최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는데요.
‘시민모임’은 A씨에 대한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징계가 명백하게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이고,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구청이 적절한 지도·감독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에 ‘경로당 운영규정’에 따라 문제 임원들을 조치하도록 지도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지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어르신들의 휴식공간 경로당, 어르신들이 적절한 지원을 통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이어야겠죠. 또한 주민의 세금이 들어가는만큼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이유로 오히려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공익신고자 A씨는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경로당을 이용하는 강남구 어르신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인 2개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시민모임’과 함께 1인시위를 계속할 예정입니다.